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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좀 그만해! 엄마의 잔소리

3화. 복수를 위한 몸, 딸을 위한 영혼

서울, 봄비가 내리고 지나간 어느 늦은 밤.

복수 좀 그만해 3화 복수를 위한 몸, 딸을 위한 영혼
복수 좀 그만해 3화 복수를 위한 몸, 딸을 위한 영혼 (7)

 

세아는 자신의 방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손에는 따뜻한 물을 담은 머그컵이 들려 있었다.

 

방 안엔 전등 대신 주방 쪽에서 새어 들어오는

노란 불빛이 은은하게 깔려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다시 꺼낸 조성진 미행 노트가 펼쳐져 있었고,

그 옆엔 경찰서에서 받은 진술서 복사본이 바람에 흔들리듯 뒤척였다.

 

그날 밤,

박찬성 형사는 조용히 세아를 집으로 데려다 주었다.

 

경찰서도 병원도 아니었다.

 

그는 단지 이렇게 말했다.

 

"두 번째 사는 기회라고 생각하세요. 허투루 쓰지 마요. 또 날리면, 다음엔 제가 막지 못해요."

 

그 말은 세아의 귓가에서 계속 울리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무엇을 잃을 뻔했는지 알았다.

 

아니,

무엇을 아직도 쥐고 있는지도.

 

조성진을 죽이려던 순간,

그녀의 심장은 마치 얼음장처럼 차갑게 식어버렸다.

 

하지만 찬성의 경고는 그녀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생명의 불씨.

 

그것은 복수를 위한 새로운 불꽃이 되었다.

 

'나는살아 있다. 아직.'

 

하지만 손에 쥔 고래꼬리 목걸이가 말한다.

 

'엄마는 죽었잖아.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잖아.'

 

그녀의 눈빛은 흔들렸다.

 

엄마는 그렇게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했고,

가해자는 법의 심판을 비웃으며 활개 치고 있었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번처럼 무모하게 달려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

 

복수는 감정이 아니라,

철저한 계획과 준비를 통해 이루어져야 했다.

 

세아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지능적이고 정밀한 응징을 위한 준비가 필요했다.

 

그녀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었다.

 

오직 복수만이 그녀의 삶을 지탱하는 유일한 이유였다.

 

복수 좀 그만해 3화 복수를 위한 몸, 딸을 위한 영혼
복수 좀 그만해 3화 복수를 위한 몸, 딸을 위한 영혼

 

그녀는 노트를 덮고, 핸드폰을 열어 검색창에 이렇게 쳤다.

 

[싸우는 법 / 몸 만드는 법 / 자기 방어술 / 격투기 학원 / 복싱 / 주짓수 / 체력 증진 방법]

 

수많은 검색 결과들이 그녀의 눈앞에 펼쳐졌다.

 

그녀는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 내려갔다.

 

단순히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단련하고 정신을 강하게 만드는 방법들을 찾아 헤맸다.

 

그녀는 멍청한 자해복수 대신,

살아남는 법,

싸우는 법부터 배우기로 했다.

 

복수 좀 그만해 3화 복수를 위한 몸, 딸을 위한 영혼
복수 좀 그만해 3화 복수를 위한 몸, 딸을 위한 영혼

 

그 시각,

중음계.

 

황혼과 새벽 사이,

차원 틈처럼 존재하는 곳.

 

정윤은 하얀 안개가 자욱한 들판 한가운데 서 있었다.

 

손에는 막대기를 들고 있었고,

그 앞에는 날아갈 것처럼 번지는 실루엣의 태승이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잡념이 많아요. 그러면 흐르질 않아."

 

태승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정윤에게는 잔소리처럼 들렸다.

 

그녀는 연신 막대기를 휘두르며

허공에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렸다.

 

태승이 가르쳐준 '영혼의 흐름'을 느끼는 훈련이었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원리인 건데요! 손을 이렇게 뻗으면 자전거가 멈췄잖아요! 그럼 그렇게만 하면 되잖아요!"

 

정윤은 답답한 듯 소리쳤다.

 

지난번 태승이 보여준 기적 같은 능력은 그녀에게 희망을 주었지만,

막상 자신이 따라 하려니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게 막 됩니까? 이제 죽은 주제에 무슨. 천천히 처음부터! 배우는 것도 가나다가 있는 법이에요."

 

태승은 여전히 팔짱을 낀 채였다.

 

그의 눈에는 정윤의 조급함이 훤히 보였다.

 

그는 정윤이 딸을 위해 얼마나 간절한지 알고 있었지만,

이 과정은 결코 서두를 수 없는 것이었다.

 

정윤은 툴툴거리며 앉았다.

 

손엔 여전히 뱀처럼 휘어진 막대기가 들려 있었다.

 

그녀의 눈은 불만으로 가득했지만,

이내 결의로 빛났다.

 

"어떻게든, 세아한테 말해야 하니까. 어떻게든, 그 애를 막아야 하니까."

 

그녀는 속으로 되뇌었다.

 

세아가 복수라는 위험한 길로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수련도 마다하지 않을 참이었다.

 

태승의 잔소리도,

알 수 없는 영혼의 원리도 모두 견뎌낼 수 있었다.

 

오직 딸의 행복만이 그녀의 목표였다.

 

", 다시 해봅시다. 이번엔 저기 있는 돌멩이를 움직여 보세요."

 

태승이 가리킨 곳에 작은 돌멩이가 놓여 있었다.

 

"돌멩이요?"

 

". 영혼의 에너지를 모아서, 저 돌멩이를 움직이는 겁니다. 아주 조금만이라도."

 

정윤은 진지한 표정으로 돌멩이를 노려봤다.

 

그녀는 온 정신을 집중했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것 같았다.

 

영혼이라 땀은 나지 않지만.

 

'움직여라, 돌멩이야. 제발. 우리 세아를 위해서…'

 

하지만 돌멩이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오! 왜 안 돼요!"

 

정윤은 짜증을 냈다.

 

"처음부터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제가 처음 이걸 배울 때도 석 달은 걸렸어요."

 

"석 달?! 그럼 그 사이에 세아는 뭐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하셔야죠."

 

태승은 담담하게 말했다.

 

정윤은 입술을 깨물고 다시 돌멩이를 노려봤다.

 

'세아야엄마가 꼭 너한테 말할 거야. 조금만 기다려…'

 

이른 아침 정체 없이 걷던 세아는 동네에 처음 들어선 골목길에서

 

[이종격투기 세계랭킹 10위 최두엽]

 

이라고 쓰인 간판을 보았다.

 

한참을 그렇게 보다 세아가 이내 안으로 들어간다.

 

복수 좀 그만해 3화 복수를 위한 몸, 딸을 위한 영혼
복수 좀 그만해 3화 복수를 위한 몸, 딸을 위한 영혼

 

텅 빈 허름한 도장,

한 쪽 구석 소파에서 관장인 두엽이 라면을 먹다

세아가 들어서는 것을 보고 허둥지둥 나온다.

 

그의 눈은 부어 있었고,

머리는 산발이었다.

 

"아이구 운동하시게? 어서 오셔. 어서."

 

그렇게 세아에게 다가가다 세아의 얼굴을 본 두엽은

그녀의 마음 안에 어둠을 보았다.

 

'일 치를 상이구만'

 

"아이구 이를 어쩌나. 내가 당분간 도장 문을 닫아야 하는데. 다른 데 알아 보셔. ?"

 

두엽이 손사래를 치며 세아를 밀어내려 하지만

세아는 물러서지 않는다.

 

세아는 나갈 생각이 없었다.

 

우선 회원이 하나도 없었고,

세계 랭킹 10위라는 타이틀이 마음에 들었고,

허름한 도장에서 느껴지는 묘한 기운이 그녀를 이끌었다.

 

"아가씨, 내가 사정이 있어서 도장 문을 닫아. 그러니까 다른 데 가 보슈"

 

두엽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눈은 세아의 깊은 곳에 있는 어둠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는 무언가에 박혀있는 불타는 눈빛을 수없이 봐왔고,

그런 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고 있었다.

 

"…제발, 가르쳐 주세요."

 

세아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두엽은 세아를 빤히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은 절박함을 넘어선 처절함으로 가득했다.

 

그는 수많은 싸움꾼들을 봐왔지만,

세아처럼 텅 비어 있으면서도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눈빛은 처음이었다.

 

그는 그녀의 어둠이 자신마저 집어삼킬 것 같아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물러설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두엽은 세아를 뒤로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땅거미가 꺼질 시각.....

소파에서 늘어지게 한숨 잔 두엽은 여전히 입구에 서 있는 세아를 보고 다가갔다.

 

"?"

 

세아가 얼굴을 든다.

 

그녀의 얼굴은 생기가 하나도 없었고,

입술은 바싹 말라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만은 살아 있었다.

 

", 왜애?"

 

"....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두엽은 세아의 어둠에 내키지는 않지만 물러설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아

세아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었지만,

이대로 돌려보내는 것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

 

훈련을 고되게 시키면 대게는 알아서 떨어져 나가는 경우도 있다.

두엽은 그것에 희망을 걸었다.

 

"늦었어. 내일 와."

그는 짧게 말하고 도장 문을 닫았다.

 

세아는 도장 앞에 한참을 서 있다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복수를 위한 첫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세아는 동이 트기도 전에 도장 문 앞에 서 있었다.

 

밤새 잠 한숨 제대로 자지 못했지만,

그녀의 눈은 어떤 결의로 번뜩였다.

 

두엽은 하품을 하며 문을 열었고,

세아의 굳건한 눈빛을 확인한 뒤 말없이 안으로 들어섰다.

 

"몸부터 풀어."

 

그의 말에 세아는 어색하게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온몸의 근육이 굳어 있었고,

유연성은 거의 없었다.

 

그녀의 몸은 오랫동안 혹사당하지 않은,

나약한 상태였다.

 

두엽은 그런 세아를 훑어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네 몸은 엉망이야. 숨쉬기 말고 운동은 해 봤냐? 주먹은 써 봤나?

아휴유치원생이 낫지 싶다. 뭐라도 하고 싶으면, 먼저 네 몸부터 바꿔야 해."

 

그날부터 세아의 지옥 같은 훈련이 시작되었다.

 

새벽 5,

도장 문을 여는 것부터 시작해,

두 시간 동안 끝없이 이어진 줄넘기, 샌드백 치기, 런닝.

 

그녀의 몸은 비명을 질렀고,

근육통은 매일 밤 그녀를 잠 못 들게 했다.

 

손바닥은 물집으로 가득했고,

발은 멍투성이였다.

 

한편, 중음계.

 

정윤은 여전히 돌멩이 앞에 앉아 있었다.

 

"움직여라! 제발! 움직여라!"

 

그녀는 온 영혼을 쥐어짜며 소리쳤다.

 

하지만 돌멩이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았다.

 

태승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태승 사자님! 이거 진짜 되는 거 맞아요?!"

 

정윤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됩니다. 정윤 씨가 너무 조급해하셔서 그래요. 마음을 비우세요."

 

"마음을 비우라고요? 우리 딸이 지금 뭐 하는지 아세요?

맨날 새벽같이 일어나서 운동한다고 나가요!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어서 돌아와요!

그걸 보고 마음을 비우라고요?!"

 

정윤의 목소리가 울먹였다.

 

태승은 조용히 정윤 옆에 앉았다.

 

"저도 압니다. 세아 씨가 지금 고통스러운 훈련을 받고 있다는 것.

하지만 정윤 씨가 조급해하면 할수록, 세아 씨한테 닿는 시간은 더 늦어집니다."

 

정윤은 고개를 떨구었다.

 

"제가제가 죽지만 않았어도세아가 저렇게 안 살았을 텐데…"

 

"그건 정윤 씨 잘못이 아닙니다."

 

태승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사고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겁니다. 정윤 씨가 자책할 일이 아니에요."

 

정윤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들었다.

영혼이라 눈물은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그래도 제가 조심했으면케이크 안 사러 갔으면…"

 

"정윤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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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좀 그만해 3화 복수를 위한 몸, 딸을 위한 영혼

 

태승이 정윤의 손을 잡았다.

따뜻한 기운이 전해졌다.

 

"지금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라 미래입니다. 세아 씨의 미래. 정윤 씨가 세아 씨를 구할 수 있는 건 지금뿐입니다."

 

정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 알아요."

 

그녀는 다시 돌멩이를 바라봤다.

그리고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세아야엄마가 꼭 너한테 말할 거야. 복수하지 마. 행복하게 살아…'

 

그때였다.

 

돌멩이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

 

정윤이 눈을 크게 떴다.

 

"움직였어요! 지금 움직였어요!"

 

태승도 놀란 표정으로 돌멩이를 바라봤다.

 

"정말움직였네요."

 

"됐어요! 제가 했어요!"

 

정윤은 환호했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태승은 미소를 지었다.

 

"잘 하셨습니다, 정윤 씨. 첫 걸음을 떼신 겁니다."

 

"그럼 이제 세아한테 말을 걸 수 있어요?"

 

"아직은멀었습니다."

 

태승의 대답에 정윤의 표정이 굳었다.

 

"하지만 시작은 했습니다. 계속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세아 씨한테 닿을 수 있을 겁니다."

 

정윤은 다시 희망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열심히 할게요!"

 

세아는 새벽이면 일어나 도장으로 향했고,

카페에 출근하고 퇴근하면 다시 밤늦게까지 도장에서 살았다.

 

그녀는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몸을 확인했다.

 

어제보다 더 단단해진 근육,

더 선명해진 윤곽.

 

그 변화는 그녀에게 고통을 이겨낼 힘을 주었다.

 

"! 더 빠르게! 자세 낮춰! 힘 빼!"

 

"잡념이 많다. 몸이 무겁잖아. 힘을 빼야 힘이 싣린다"

 

두엽의 목소리는 매서웠다.

 

그는 세아에게 자비란 없었다.

 

두엽은 이러다 지치면 가겠지 싶어 세아가 쓰러지면 일으켜 세웠고,

포기하려 하면 더 혹독하게 몰아붙였다.

 

그럴수록 세아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땀이 눈을 가리고,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그녀는 복수라는 단 하나의 목표로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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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은 도장 한 켠에 서서 딸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세아가 샌드백을 치는 모습,

두엽에게 맞으며 일어서는 모습,

피를 흘리며 이를 악무는 모습.

 

"세아야아프지? 너무 아프지…?"

 

정윤의 목소리는 떨렸다.

 

"저렇게 맞고저렇게 피 흘리고다 엄마 때문이야엄마가 죽어서…"

 

정윤은 딸을 안아주고 싶었다. 아픈 곳을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정윤의 회상]

 

어린 세아가 놀이터에서 넘어져 무릎이 까졌다.

 

"으앙!"

 

세아가 울자,

정윤은 황급히 달려와 세아를 안아 올렸다.

 

"어머 어머! 우리 세아 다쳤네! 엄마가 호~ 해줄게. 아야 아야 날아가라~"

 

정윤은 세아의 무릎에 입을 대고 호~ 하고 불어줬다.

 

"안 아파?"

 

"이제 안 아파."

 

어린 세아가 눈물을 그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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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윤은 그때를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땐 무릎 까진 것도 호들갑 떨었는데지금은지금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네…"

 

태승이 정윤 옆에 나타났다.

 

"이정윤 씨. 훈련 시간입니다."

 

"가요…"

 

정윤은 마지막으로 세아를 바라봤다.

 

세아는 여전히 샌드백을 치고 있었다.

 

'세아야엄마가 꼭 너한테 말할 거야. 그만하라고. 행복하게 살라고…'

 

몇 주가 흘렀다.

 

세아의 몸은 몰라보게 변했다.

 

앙상했던 팔다리에는 잔근육이 붙었고,

거칠었던 숨소리는 규칙적인 호흡으로 바뀌었다.

 

그녀의 움직임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았고,

샌드백을 치는 주먹에는 무게가 실렸다.

 

한편,

정윤의 수련도 진전을 보이고 있었다.

 

이제 정윤은 돌멩이를 움직이는 것을 넘어,

작은 나뭇가지도 흔들 수 있게 되었다.

 

"잘 하고 계십니다, 정윤 씨."

 

태승이 칭찬했다.

 

"이 정도면세아한테 말을 걸 수 있어요?"

 

"아직은부족합니다. 하지만 곧입니다. 조금만 더 하시면…"

 

정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 조금만 더조금만 더 하면…"

 

그녀의 눈에는 희망이 가득했다.

 

'세아야, 조금만 기다려. 엄마가 꼭 너한테 말할 거야. 복수 그만하라고…너만 행복하면 된다고'

 

3화 끝